인도.네팔 여행기(13)
오늘은 1월 30일 화요일이다. 이제 클라이막스를 향해 가고 있다. 7시 기상하여 8시 식사, 9시 출발이다. 차츰 환자가 발생한다. 대부분 설사 환자다. 물과 음식이 달라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다행스럽게 내가 비상약으로 가져간 대장약으로 대부분 한 방에 날려 보낸다. 모두 각자 복용하던 지사제를 가져와서 복용하였으나 말을 듣지 않는다. 예전에는 10알을 가져가면 올 때는 몇 알이라도 남았었는데 이번에는 한 알도 남지 않았다. 다음에는 더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다른 곳보다 식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정작 가져간 본인들은 한 알도 복용해 보지 못했다. 그나마 식성이 좋았던 것이 다행이었다.
9시 모두 버스에 오르니 4시간 걸리는 오르차로 이동하여 베트와강 옆에 있는 오르차 리조트에서 식사를 할 예정이다.
가는 도중 창밖을 보니 버스의 장식이 장난이 아니다. 대부분의 더운 지방 사람들이 이렇게 장식을 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는 것 같다.
<버스의 치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인도인들>
천민들의 사는 모습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13시 30분. 오르차 리조트에 당도한다. 베트와강도 물이 별로 없다. 그런데 주변은 온통 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지 않은 유적으로 가득차 있다. 무굴제국의 융성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식당은 겉에서 보는 것보다 초라해 보인다.
<식당은 생각보다 초라해 보인다.>
<식당 주변에 널려 있는 유적들. 방치되어 있는 유적들이다.>
우리들은 대충 점심을 하고 난 후 인솔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식사를 마치면 라지 마할, 제항기르 마할을 방문한다고 한다.
오르차(Orcha)는 인도의 숨은 비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곳으로, 1531년 마하라자 루드라 쁘라탑(Rudra Pratab)이 세운 분데라(Bundela) 왕조의 수도로 명성을 날렸던 곳이다. 현재는 작은 규모의 마을로 축소되어 명맥만 유지하고 있지만, 당대에는 무굴제국의 제후국으로서 융성했던 도시라고 한다.
<멀리서 바라본 라즈 마할>
오르차의 도시 분위기는 16세기에서 17세기에 걸쳐 이 지역을 통치했던 분델라 왕국 시기에 지어진 성(城)과 사원들에 가득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도시는 16세기에 분델라 왕조의 왕이었던 루드라 쁘라탑(Rudra Pratap)에 의해 세워졌다. 그는 베트와(Betwa)강을 끼고 있는 이 지역을 수도로서 최상의 지리적 조건을 구비한 곳으로 보았다. 유능한 통치자이자 제항기르 마할(Jehangir Mahal)을 세운 라자 싱 주 데오(Raja Singh Ju Deo)는 이 지역을 더욱 발전시킨 인물 중 한 사람이다.
<물이 거의 없는 베트와 강>
분델라 왕조의 기원은 스스로를 산(山)의 신인 Vrindavasini에게 제물로 바친 라즈부트 왕자가 살고 있었던 11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신은 그가 스스로 제물이 되려고 하는 것을 말리고 그를 ‘피를 주는 자’라는 의미의 ‘분델라(Bundela)'라고 명명하였다고 한다.
1500년경 인도 중부에 건설된 라지푸트 공국. 17세기초 이 나라는 분델라의 족장 주자르 싱의 반란에 뒤이어 무굴 황제 사자한의 군대에 철저하게 짓밟혔다. 1783년에는 테리(후에 티캄가르)가 수도로 선정되었다. 오르차는 영국 통치하에서 인도 중부 관할청에 속했다. 1948년 인도가 독립하자 티캄가르 지구로서 빈디아프라데시(후에 마디아프라데시)에 합병되었다.
라즈 마할(Raj Mahal)은 17세기에 비르 싱 주 데오(Bir Singh Ju Deo)의
후계자였던 마두카르 샤(Madhukar Shah)에 의해 지어졌다. 그는 신앙심이 무척이나 깊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종교적 주제를 담은 다양하고도 화려한 장라즈 식들이 볼만하다.
<라즈 마할 정문. 문에는 뾰족한 쇠꽂이를 장치한 것이 특이하다>
<라즈 마할 입구에 들어서는 동료들>
제항기르 마할(Jehangir Mahal)은 오르차의 유적지 중에서 가장 훌륭하고 거대한 건물로 마하라자 비르 싱 데오가 반란에 실패한 황자 살림을 위해 지은 궁전이다. 제항기르 마할의 백미는 온 마을과 유적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건물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오르차의 전경이다.
<제항기르 마할 앞에서 단체 사진>
<제항기르 마할에서 바라본 오르차 전경. 방치된 사원들이 보인다.>
<제항기르 마할 내부>
<제항기르 마할의 웅장한 외부 모습>
다시 자리를 옮겨 힌두사원을 관람하려 하였으나 힌두사원은 일반 개방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다른 사원을 구경한다. 특별히 이름을 지닌 곳은 아니었으나 그런대로 옛 명성을 간직한 곳인 듯하다.
관람을 마치고 버스를 타러 나오는데 버스의 꼭대기에 짐을 싣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물어보니 장거리 시외버스라고 한다.
<히두 사원 앞에 모여 있는 걸인들>
<곳곳에 이렇게 방치되어 있는 사원이 즐비하다.>
<장거리를 가야하는 시외 버스는 짐을 버스 위에 짐을 싣는다.>
이제 세계적 유산이며 사랑의 흔적인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로 가기 위해 잔시역으로 간다. 지금이 16시. 17시 50분 기차라고 하니 시간 여유는 있는 듯하다. 16시 40분에 잔시역에 도착하니 짐꾼들이 몰려든다. 인솔자와 가이드가 흥정을 끝내고 출발한다.
여기서 그 동안 우리들을 태우고 다니던 버스와 이별이다. 내일부터는 다른 버스를 이용해야 한단다. 버스 기사와 이별의 손을 잡는다.
역 구내에 들어오니 17시 00분이다. 잠시 후 방송에서 우리가 타려던 기차가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단다. 어쩌랴. 기다리라니 기다릴 수 밖에 .....
기다리며 보니 소들이 철로 위를 유유자적하며 거닐고 있다. 걱정이 되어 물어 보니 아직까지 소가 사고로 죽은 일은 없다고 한다. 다행이다. 그런데 한 쪽에서는 쥐들이 난리를 친다. 구멍마다 쥐들의 소굴이다. 이렇게 쥐들이 많은 것은 철로 위로 버려지는 음식물 찌꺼기 때문이라고 한다.
<철로 위를 유유하게 걷고 있는 소들>
<기차를 기다리며 지루함을 달래는 동료들>
그 뿐이랴. 사진에서 보는 철로 가운데 보이는 경계선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것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해서 물으니 기차가 도착하면 화장실을 청소하기 위해 설치해놓은 분무기라고 한다. 물을 뿌려 그대로 철로 위로 버린다는 것이었다. 허 참!
다른 기차들이 도착하는 것을 보니 완전히 짐짝이다. 우리도 저렇게 가야 하나 생각하니 한심하다. 걱정을 하고 있는데 인솔자가 그 눈치를 챘는지 우리는 특급열차인데다 좌석까지 있기 때문에 편히 갈 수 있다고 한다. 일단은 안심이 된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반갑다. 더 이상 늦어지지 않고 6시 45분에 출발한다는 것이었다. 오늘 안으로만 들어가도 다행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그런데 그 시간이 됐는데도 소식이 없다. 7시가 되니 기차의 기적소리가 들린다.
인솔자가 다급하게 우리를 불러 모은다. 객차의 앞으로는 짐을 올리고 우리는 뒷문으로 타야 한단다. 짐은 짐꾼들이 옮기니까 올라가서 자기 짐만 확인하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껏 짐꾼들이 기다렸다는 말이다. 참으로다. 기차에 오르니 전쟁터다. 서로 자기 짐 찾는 소리로 아우성이다. 여기서는 짐을 종종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심하다는 것이다.
자리에 앉으니 평온이 찾아온다. 아그라까지는 2시간 반 걸린다고 하니 3시간이면 충분히 가리라.
<인도의 특급열차 내부. 생각보다 깨끗했다.>
<기차 내에 있는 양변기. 좌변기는 건너편 화장실에 있었다.>
생각보다는 열차가 깨끗한 편이다. 일등석이어서 그런가보다. 3등석은 좌석이 정해지지 않기 때문에 짐짝처럼 취급되어 간다고 한다. 특급열차인데도 그런 대접을 받고 간다고 한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니 거의 도착했다고 한다. 제 시간에 도착했다.
<밤의 아그라역 광장>
지금이 9시 30분이니까. 역을 빠져 나가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데 형편없이 낡은 차다. 버스가 출발하니 가이드가 하는 말이 우리가 타고 다닐 버스는 델리에서 오고 있는데 차가 막혀서 도착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내일부터 새 차를 타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안심시킨다.
30여 분 가니 클락스 호텔이다.
<식사 후 운동을 즐기는 동료들>
그런대로 큰 호텔에 속하는 것 같다. 우리들은 식사부터 하기로 한다. 식사를 끝내고 숙소에서 짐을 확인하고 내려가서 호텔 저원을 걷는다. 30분 정도 걷고는 너무 늦어서 숙소로 올라가 잠을 청한다. 내일은 그 유명한 타지마할을 보게 된다는 기대감을 안고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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