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팔 여행기(12)
오늘은 1월 29일 월요일이다. 오늘은 좀 여유가 있다. 6시에 기상하고 7시에 식사하고 8시에 출발이니 .... 호텔 식당에 내려오니 우리가 제일 먼저 도착한 모양이다. 동료들이 내려오더니 어제 호텔 앞에서 결혼식 축하 행렬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시끄러웠다고 한다. 이곳의 결혼식은 1월 26일부터 열리는 축제 때를 시작으로 한 달 정도까지가 절정을 이루는데 보통 일주일 동안 계속된다고 한다.
<어제 저녁 결혼식 축제가 있었던 광장>
결혼식을 한 번 하고 나면 기둥뿌리가 빠진다는 말이 헛소리가 아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곳의 여성들이 겪는 비애는 엄청나다고 한다. 지참금을 충분하게 가져오지 않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다고 하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러니 정부 고위 관리가 딸 아이 셋을 낳고는 그 뒷일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자살한 사건은 인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가니 지저분하기 이를 데 없다. 쓰레기더미를 뒤지는 소들과 산돼지들의 주유는 그야말로 동물들의 천국이다.
<산돼지 모자가 쓰레기더미 위에서 노닐고 있다.>
<일반 돼지들도 쓰레기더미를 뒤지며 살아가고 있다.>
이들로 인해 병균이 옮겨지는 경우를 생각하는 사람들인지 생각하게 한다. 어슬렁거리며 다니는 산돼지들을 바라보는 인도인들은 무심하기만 하다. 한쪽 길에서는 한 아이가 대변을 보는 모습도 눈에 뜨인다. 볼 일을 마치자 개들이 달려와서 깨끗하게 처리한다.
이런 모습들을 보며 우리나라의 1950년대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어쩐 일인지. 그 때의 모습과 너무 똑같았기 때문이리라.
다시 숙소로 돌아와 준비를 마치고 버스에 오른다. 8시에 출발이다. 버스로 4시간 정도 이동해야 되는 일정이란다. 버스로 이동하면서도 화장실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안심이다. 아무데나 세워서 볼 일을 보면 되니까. 오늘도 한참을 가다가 급한 사람이 있어 중간에 차를 세워 볼 일들을 본다. 남자들은 담배 한 대씩 피울 수 있는 시간이다.
<건기철이라 개울에는 물이 하나도 없다.>
<볼 일 보고 주변의 꽃을 꺽어 머리에 꽂고 즐거워하는 동료>
<염소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우리의 그런 모습을 인도인들이 유심히 바라본다. 우리가 그들을 이상한 눈으로 보듯이 그들도 우리를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쉬는 동안 주변을 살피니 이곳의 염소들이 지나간다. 이곳의 염소들은 우리나라 염소와 모양이 많이 다르다. 얼굴 모습이 대표적으로 다른 것이다.
다시 버스에 올라 출발한다. 가는 동안 밖을 보니 일부의 사람들이 꽤 열심히 살려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록 번듯한 가게는 아니지만 좌판으로 생계를 꾸리는 모습이 정겹다.
<열신히 사는 모습이 정겹다.>
<우리의 시골 장터를 느끼게 하는 모습이다.>
4시간이 걸린다던 길이 5시간이 지난 시간인 13시에 카주라호의 래디슨 호텔에 당도한다. 호텔에서 식사를 마치고 에로틱 사원으로 간다고 한다.
래디슨 호텔은 생각보다 큰 호텔이다. 정원에 수영장이 있고 뒤쪽과 앞쪽에 넓은 정원을 가지고 있었다. 피곤하니까 자꾸 술을 마시게 된다. 오늘 점심도 한 컵을 마시니 몸이 개운해지는 것 같다.
<래디슨 호텔 앞 수영장>
식사를 마치니 14시가 된다. 이제 에로틱 사원으로 향한다. 잠시 후 에로틱 사원에 당도한다. 역시 끈질기게 장사치들이 달려든다. 이상한 성애 모습의 장난감을 들이대며 ....
에로틱 사원으로 가는 동안 거리를 살피니 한글 간판도 보인다.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한국 식당이 보인다.>
입구에 도착하니 할머니 등에 업힌 예쁘장한 아이가 눈에 띈다. 참 예쁘다. 그런데 입장권을 사는데 뭐가 그리 복잡한지 10여 분이 지나도록 실갱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를 관람하는 데도 여권을 보자고 한다고 하여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역시 사진기는 1불, 비디오는 5불을 지불해야 한단다.
<할머니 등에 엎혀 우리를 유심히 바라보는 아이. 참 예쁘다.>
카주라호는 인간의 일생을 실감나게 표현한 22개의 사원으로 유명한 도시이며, 10세기의 찬드라 왕조의 도읍지로서 사원의 벽은 선정적인 남녀 교합상을 포함하여 인도 중세 예술의 보고로 알려진 천여 년 전, 서기 1025~50년에 건립되었다고 한다. 천 년을 견디어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세월에 비해 흐트러짐이 없는 미투나상들이 .... 이곳을 방문했던 마하트마 간디가 모두 없애고 싶다 할 정도로 노골적인 성애 묘사로 유명한 사원군으로 성애사원이라고도 한단다.
<적나라하게 표현된 성애 동작들>
특히 이렇게 많은 미투나상들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보이는 듯하다. 한 쪽에서는 대나무로 직접 붓을 만들어 먼지나 새들의 분비물을 청소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붓으로는 새의 분비물을 처리하기 힘들기 때문이란다.
<망치로 대나무를 찧어 옆에 놓인 것 갗은 붓을 만들고 있다.>
가이드가 인도인 가이드의 설명을 통역하는 말 중 재미있는 표현 즉, “남자 한 녀석이 세 여자, 어~저 남자 양손 아~아니 온몸이 바빠요. 자유 시간이네요. 코끼리가 부끄러워서 귀가 빨개졌네요 등등”의 말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하면서 ... 열심히 사진기의 셔터를 누른다. 특히 서부 사원이 먼저 복구된 사원으로 볼거리가 동부 사원보다 훨씬 더 많은 듯하다.
성행위 동작의 종류가 한국이 45가지, 일본이 79가지, 인도가 139가지의 동작이 전해진다고 하니 인도가 얼마나 성에 대해 발달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40여 분이 지나니 대충 볼 것은 다 본 것 같다. 이제 동부 사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버스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동부사원은 자인교에 대한 신앙을 이곳에 모아 놓은 것이 흥미롭다. 모든 조각이 힌두 불교에 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니란다. 마지막 부처(석가모니)상도 한쪽 구석에 모셔져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사원들. 흰 부분에 미투나상들을 부착한다.>
<계속되는 복원 사업들>
이곳의 미투나상은 서부사원보다 더 정밀한 것 같다. 여자 나신에 실크옷을 걸쳐 입힌 것, 몸에 구슬을 두루고 있는 형상 등 특히 여자 가슴에 대한 표현이 ..... 사발을 붙여놓고 유두와 그 주변의 모습을 정교하게 표현하고 있다. 정말 예술이다.
지금도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사원을 짓고 평평한 부분에 발견된 미투나상들을 붙여 완성시키고 있었다.
모두 조각상의 정교함에 찬사를 보내며 다음 여정을 위해 움직인다.
이제 가는 길에 일반인이 운영하는 초등학교를 방문할 예정이다. 동부 사원에서 10여 분만 가면 있다고 한다.
잠시 후 길거리에 차를 세운다. 골목이 좁아서 걸어가야 한단다. 모두 내려서 걸으면서 마을도 가까이서 구경할 겸 잘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
마을을 둘러보니 곳곳이 유적이다. 거의 방치 상태이다. 유적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일부는 길가에 버려져 있는 상태로 ....
<방치된 유적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가다보니 펌프가 우리의 것과 많이 다른 것을 느낀다. 우리 것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곳의 것은 사방이 각이 지어져 있다.
잠시 후 학교라고 하는 곳에 도착하니 학교라기보다는 우리의 야학 수준인 곳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투자하여 운영한다고 한다. 아이들은 전반적으로 어렸다. 그런데 그 어린아이들 입에서는 유창한 영어가 흘러나온다. 일행들은 그 아이의 책을 읽는 솜씨에 모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이들의 영어 실력에 놀라울 뿐이었다.>
인도는 북인도와 남인도의 말이 달라서(정부에서 인정하는 통용어가 힌두어를 비롯하여 7가지라고 함)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영어가 필수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도인들은 영국의 지배에 있었으면서도 영국인들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쓰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수탈을 당했으면서도 ...
우리나라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미국,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영국 등등의 나라로 유학을 보낸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이 올바른 영어를 배우기 위한 과외 공부를 인도인들에게서 받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도의 학교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배운다. 따라서 이들의 영어 실력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수업료도 싸고, 생활비도 덜 드는 인도에 유학을 보낸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돌아 나오려 하니 교장선생님인 듯한 분이 도움을 청한다. 몇 푼 안 되는 돈이지만 10불을 주니 무척 고마워한다.
<학생들과 대화하고 있는 동료들>
다시 골목을 나와 버스에 오른다. 오늘 일정은 이것으로 끝이다. 오늘은 다른 때보다 일찍 마쳤다.
호텔로 돌아오니 6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호텔이 넓어서 구경할 것이 많았다.
오늘 식사는 야외 식탁에서 인도의 전통 인형극을 보며 맛있는 식사를 즐긴단다. 수영장이 있는 정원에서 ....
<식사 중에 인도의 전통 인형극이 공연되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저녁 운동을 위해 수영장을 돌기로 했다. 내일의 여행 일정을 위해서 ....
숙소에 들어오니 9시 30분이다. 밀린 먼지를 떨어내기 위해 뜨거운 물을 욕조에 받아놓고 하기로 했다. 목욕을 하고 나니 잠이 저절로 온다. 내일은 7시 기상이니 더욱 여유가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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