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인도.네팔 여행기(11)

하얀제비 2007. 6. 27. 11:56
 

인도.네팔 여행기(11)


바라나시를 벗어나 여행 후 처음으로 길다운 길인 고속도로를 달린다. 그런데 말뿐인 고속도로다. 우마차가 다니고 오토바이, 자전거 릭샤, 온갖 동물들, 행인들이 한데 어울려 지난다. 이것이 어찌 고속도로인지.

 

<오토바아와 주변들이 고속도라고 하기에는 ...>


 

주변을 살파니 한도 끝도 없이 사방이 유채밭이다. 이곳에서는 유채로 기름을 짠다고 한다. 이상스러운 것은 논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넓은 땅에 벼를 심으면 엄청나게 많은 벼를 수확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땅의 소유주의 90% 이상이 브라만이기 때문에 경작이 안 된다는 것이다. 손쉬운 목장이나 유채꽃을 심어 수입을 올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도에는 개간을 하지 않고 노는 땅이 엄청나다고 한다.

 

<한도 끝도 없이 펼쳐지는 유채밭>


 

고속도로를 한참을 달리다가 국도로 다시 들어오니 시골 냄새가 풍긴다. 가이드와 의논해서 가는 중간에 불가촉 천민들이 사는 모습을 보기로 한다. 좀 넓은 길의 옆에 차를 세우고 불가촉 천민이 사는 한 집을 방문하니 촌로가 반가이 맞는다. 촌로라고 하는데 나이는 40 정도라고 한다. 촌로는 자기 나이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집안은 생각보다 잘 정돈되어 있었다. 잠시 후 갑자기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우리가 방문한 것을 보고 그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인 것이다.

 

<다른 집보다 깨끗하게 외부가 정돈된 집이다.>

<자전거가 여기서는 귀중한 재산이라 방에 보관하고 있다.>

<오른쪽 하단의 노인이 이 집 주인이다.>

<불가촉 천민이 사는 집 내부 전경 동영상>


 

아이는 있는데 부인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물으니 일하러 갔다고 한다. 사진에서 보듯이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훨씬 많다. 의료 시설이 없어서 생기는 대로 낳는다고 한다. 집집마다 이렇게 낳다 보니 축구 팀 하나씩 생긴다고 할 정도이다. 병이 들면 죽는 수밖에 없단다. 우리들이 여행을 다니면서 병원이란 건물을 하나도 본 적이 없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래도 우리가 방문한 이 집은 부유한 편에 속하는 집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가져간 사탕들을 주니 너무 좋아한다. 한 아이는 사탕을 받고 어찌할 바를 모르더니 엄마에게 준다. 받아든 엄마는 아이에게 줄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 입에 그 사탕을 넣는다.

외양간에는 소가 없어서 물어보니 들에 풀 뜯으러 갔다고 한다. 저녁이면 돌아온단다. 각자 자기 것이라고 표시해 놓았기 때문에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고 한다.

동영상 사진을 찍어서 보여 주니 신기한 모양이다. 자꾸 다시 보여 달라고 한다. 사탕을 주어 달래고는 다시 우리의 다음 여정을 재촉한다. 버스를 타고 30여 분을 달리니 주변의 모든 집들이 붉은색 옷을 입고 있다. 비포장도로인 데다가 진흙으로 된 먼지가 집을 뒤덮은 때문이었다. 그 먼지를 뒤집어쓴 집에서도 사람들은 생활하고 있었다. 집뿐이 아니었다. 나무들도 모든 붉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도로 주변은 모두 그러했다. 안쪽에 있는 집들은 좀 덜하다.

 

<온통 마을이 붉은 벽돌색으로 변해 있다.>

<그 먼지를 벗삼아 사는 사람들>


 

그런 집들을 바라보며 가는데 버스가 선다. 장대로 막아놓은 조폭들이 운영하는 경계선이 있다. 보조 기사가 부지런히 내리더니 초소에 들어간다. 금방 나오려니 했는데 한참 동안 나오지 않는다. 일부는 버스에서 내려 볼 일을 본다. 화장실이 없어도 아무 데나 방뇨하니 편하기는 하다.

화물차의 뒤에는 “HORN PLEASE"라고 쓴 것도 보인다. 경적을 울려 달라는 표시다. 또 희한한 것은 자동차 번호판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각각의 주 정부에서는 번호만 부여하고 차주가 직접 만들어 부착한다는 것이다. 단지 색만 지정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차에 직접 페인트로 쓴 것도 있고, 번호판을 두 줄로 쓴 것도 있다. 이런 경우도 인도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조폭들이 막아놓은 경계선>

<경적을 울려 주기를 표시한 트럭의 뒤>

<차량 번호판이 제멋대로다.>


 

비포장도로를 벗어나 얼마를 가다보니 버스의 속도가 갑자기 줄어든다. 밖을 살피니 엄청난 양떼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버스 기사는 경적을 울리지 않고 양떼들이 비켜 주기만을 기다리며 천천히 간다. 그래도 양떼들의 등에는 각각의 표시를 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자기네 것이라는 표시를 해 둔 것이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양떼들>

양떼들을 뒤로 하니 오후 2시가 된다. 인솔자자가 일어나더니 이제 가다가 점심 식사를 해결해야 한단다. 우리가 가는 이 길은 음식점이 없는 곳이기 때문에 중간에 가다가 우리가 가지고 온 음식으로 대신해야 한단다. 또 라면과 밥으로 한 끼를 때우기로 했다. 몇 분 후 길가의 식당인 듯한 곳에 차를 세우고 들어간다. 일단 모두 내려서 자리를 잡는다. 이곳에서도 식사는 되지만 간단한 식사밖에 되지 않는단다. 그래서 밥을 하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으니 1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마음이 급한 인솔자는 근처의 집에 들러 15분 안에 밥을 지어 준다는 곳에서 밥을 해 오기로 하고 그 식당에서 필요한 것만 제공받고 식사하기로 한다. 둘러보니 식당 뒤쪽에 연회장 같은 것이 보인다. 그곳에 점심을 차려 줄 것을 주인에게 청하니 그렇게 하라고 한다. 모두 자리를 옮겨 앉으니 그럴 듯하다. 준비를 하는 동안 밥이 다 될 줄로 생각했던 것이 40분이 다 되어서야 밥을 가져온다. 그래도 빠른 편이다. 이제 기다리는 데 익숙해져서일까? 빠르다고 느껴지는 것이 이상하다. 가져간 소주와 안주를 꺼내어 속을 먼저 푼다. 한 컵을 들이키니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다. 매일 점심 저녁으로 술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술이 별로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만큼 공기가 좋다는 뜻일 게다.

 

<뒷마당에 마련된 야외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그런 대로 푸짐한 식사를 하고 출발하기 전에 볼 일들을 보고 출발하기로 한다. 화장실에 들러서 보니 전기를 켜는 곳이 남자 화장실에만 있다. 여자 화장실은 캄캄하다. 그래서 여자 화장실 불을 켜니 그곳 남정네들이 역정을 낸다. 여자 화장실에는 불을 켜지 말라고 ... 나 원 참! 그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다. 여자 화장실에 불을 켜면 부정을 탄다니 ....

이제 속도 채웠으니 레와까지 3시간 정도 남았다. 주위를 살피니 거의 같은 모습의 인도이다. 그러니 자는 수밖에....

가는 동안에 별다른 특징은 없었다. 버스가 호텔에 도착할 때 즈음 호텔 입구의 길이 무척좁았다. 경찰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다. 거기에다가 호텔이 시장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는 수없이 인솔자가 호텔에 연락하니 호텔 종업원이 나와서 경찰에게 몇 마디 건네니 들어가란다.

저녁 6시가 되니 레와성의 라즈빌리스 리조트에 당도한다. 대충 짐을 정리하고 저녁 식사를 하러 레와성왕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향한다.

레와성에는 학교와 박물관, 식당 등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레와성의 왕도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각자의 힘으로 벌어서 성의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것이다. 레와성의 왕은 라즈라고 한다.

 

<라즈왕과 우리 팀이 가이드의 통역으로 대담을 하고 있다.>

소문으로는 술을 무척 즐겨하는 사람이라고 교육을 받고 갔는데 예상 밖으로 술을 한 잔도 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즐겨 마시던 위스키 한 병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한다. 우리는 감사의 뜻을 전하고 건배를 한다. 또한 라즈왕과 사진을 찍기를 원한다고 하자 기꺼이 응해 준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저녁 식사를 한다. 식사가 거의 끝나가자 라즈왕은 우리들에게 부탁이 있다며 들어 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사정을 듣고 답하겠노라 하니 한국말을 가르치고 있는데 교재가 마땅한 것이 없어서 고민이라고 한다. 라즈왕이 우리에게 부탁한 것은 우리 팀이 대부분의 교사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자신도 그 좋아하는 술도 사양한 것이었다. 우리들은 흔쾌히 수락하고 주소와 이메일 주소가 적힌 명함을 받고 헤어졌다.

저녁 시간이라서 학교 구경은 하지 못했지만 그런대로 큰 편이었다. 학비는 한 달 3,000원에서 15,000원까지 받는다고 한다. 그 기준은 가정 형편에 따라 구분하여 받는다고 한다.

레와왕과 함께 한 식당에서 나와 호텔에 도착하니 저녁 9시 30분이다.

 

<레와성에서 운영하는 라즈빌라스 리조트 전경>

각자 숙소에 돌아오니 피곤이 몰려온다. 호텔 주변을 둘러 보려고 했으나 인솔자가 나가지 말라고 한다. 위험하다고 한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려 했으나 이놈의 호텔은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커피 포트도 없다. 일단 따뜻한 물은 구경할 수 없단다. 호텔 열쇠를 받아 보니 이건 우리나라의 옛날 여관방 열쇠다. 그런데도 레와 지방에서는 제일 큰 호텔이라고 하니 ...

 

<옛날 우리나라의 여관방 열쇠와 같다.>


 

밖에서는 무슨 굿을 하는지 시끄럽기 그지없다. 창 한 쪽이 방충망으로 되어 있는데 그 방충망을 막는 유리가 없다. 그 바람에 밖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가 방 안에 그대로 전달된다. 그래서 울마님과 술기운을 빌어 자려고 또 술 한 잔을 기울인다. 샤워는 다음 호텔에 가서 하기로 하고 ... 먼지는 오늘 제일 많이 뒤집어썼는데 ..... 시끄러운 소리를 자장가로 생각하며 잠이 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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