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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복음

하얀제비 2006. 4. 7. 07:18

유다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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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을 요란한 록음악으로 다뤄 1970년대 브로드웨이에 충격을 던졌다. ‘수퍼스타’는 예수를 배신한 제자 유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논란을 더했다. 유다는 유대민족을 해방시킬 영웅으로 예수를 떠받들었지만 그 뜻이 좌절됐다고 보고 등을 돌린 ‘혁명가’로 묘사된다. 분노한 과격 신자가 배우들을 죽이겠다며 권총을 들고 숙소로 뛰어드는 일까지 벌어졌다.

스위스 메세나 고미술재단이 소장하고 있던 ‘유다복음’을 6일 공개한다고 한다. 이 문서는 “유다의 배신이 없었다면 인간을 죄로부터 구원한다는 신의 계획은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유다를 영웅으로 그린다. 유다가 자살한 게 아니라 예수의 용서를 받고 사막으로 고행을 떠났다고도 썼다. 30년 전 이집트 골동품시장에 나온 ‘유다복음’은 서기 1~2세기에 그리스어로 쓴 원본을 4세기에 이집트 콥트어로 번역한 것이다.

‘유다복음’은 2세기 영지주의(靈智主義)파가 ‘복음’이라는 이름을 붙여 만들었을 뿐 정경(正經)은 물론 외경(外經)에도 들지 못하는 문서다. 영지주의자들은 예수의 탄생과 죽음과 부활이 실제 사건이 아니라고 했다. 이들은 세상 만물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면서 물질세계를 악으로 봤기에 예수가 인간 같은 물질적 육체로 태어날 수 없다고 믿었다. 예수의 삶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기독교계에서 영지주의의 도전은 큰 위기였다. 영지주의는 서기 180년쯤 갈리아 주교 이레니우스가 이단으로 규정한 뒤로 점차 사라져갔다.

영지주의는 1945년 ‘나그 함마디’ 문서로 다시 세상에 나섰다. 이집트 룩소르 북쪽 나그 함마디라는 마을에서 농부가 파피루스 뭉치가 가득한 항아리를 발견했다. ‘도마복음’ ‘빌립복음’ ‘진리의 복음’ 같은 문서들이 쏟아져 나왔다. 초기 기독교 신학자들의 반박을 통해서만 알려진 영지주의에 대해 그들이 직접 쓴 문서를 통해 접근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신학자들은 새로 ‘유다복음’이 공개된다고 해서 기독교 역사가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얘기한다. 이단 종파의 해석일 뿐 예수의 실제 삶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기독교 초기사(史)를 음모론으로 다룬 소설 ‘다빈치 코드’ 인기에 편승한 선정적 뉴스에 불과하다고 꼬집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 속에서 지탄받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역할이 있다고 뒤집어 보는 상상력만큼은 현대인의 음모론 취향을 자극할 만하다.

 

김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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