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팔 여행기(2)
1월 24일 아침이 되었다. 일어나니 5시다. 여섯시에 콜을 한다고 했으나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천천히 준비하기로 했다.
일어나자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있어서 변기에 앉으니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 까치발로 지탱을 하니 볼 일을 제대로 볼 수 없다. 환장하겠다. 한참을 씨름하다가 포기했다. 그래도 수동식 비데는 있었다.
<욕탕의 변기가 엄청 높다. 옆에는 수동식 비데가 있다. 그래도 현대식이다.>
인도 사람들은 비데를 사용하는 까닭에 치질에 걸리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비데가 치질에는 최고인 것 같다. 이왕 본 것이니 볼 일은 제대로 보지 못하였지만 비데를 써서 마무리해 보았다. 집에서 쓰던 자동보다는 못하지만 그런대로 쓸 만했다.
내가 나온 후 아내가 욕탕에 들어가더니 볼멘 목소리를 한다. 까치발로도 닿지 않는단다.
나도 제대로 볼 일을 못 봤는데 응원 요청을 하니 난감하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 변기 앞에 타올을 깔고 그 위에 가방을 올리니 안성맞춤이다. 편하게 발이 닿는다. 허~참!
이런 와중에 전화벨이 울린다. 모닝콜이다. 하여튼 재미있다. 그럭저럭 준비를 마치니 7시 아침 식사 시간이다. 가방을 방 앞에 내어 놓고 호텔 식당으로 식사하러 간다.
<호텔 식당 입구이다. 생각보다 식당이 조그맣다.>
<그래도 식당 내부는 깔끔하다. 보시려면 크게보기를 클릭하세요.>
그래도 모두 생생한 얼굴로 나타난다. 기대 반 설렘 반이다. 8시 출발이니 여유는 있다.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짐을 챙겨 호텔 밖으로 나갔다.
거리를 보니 어제 밤에 보았던 휘황찬란했던 아름다운 그 거리가 아니다. 지저분한 거리에 곳곳에 쓰레기더미다. 차와 마차, 사람 자동차들이 중앙선도 없는 차도에서 엉켜 지나간다. 호텔 입구도 들어올 때는 멋있었는데 보시다시피 영 말이 아니다. 한 마디로 기가 막히다. ‘역시 인도이니까‘라고 생각하면서 여기저기 살핀다.
학교 가는 아이들은 저마다 손에 손을 잡고 조심조심하며 등교하는 모습이 정겹다.
<호텔이 밤에 보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너무 허름하다>
8시 출발이라던 약속은 인도 현지인 가이드의 지각으로 20분이나 지나서야 출발한다. 그 덕에 자전거 릭샤를 타고 찬드니초크 재래시장을 관광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연꽃 사원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늦은 가이드에게 벌칙으로 한국 노래와 인도 노래를 시켰다. 한국 노래 제목은 아리랑, 인도 노래 제목은 인도 국가였다. 인도 국가는 노벵상 수상자인 타고르가 만들었단다. 그 노래 가사는 25개 주와 인도에 속한 유명한 산, 강들의 이름을 열거하여 만든 것이라고 한다.
우연인지 독립일은 우리와 같은 8월 15일이라고 한다. 단지 1948년도에 독립했다는 것만 다르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인도의 여러 가지 제도와 상황에 대하여 들을 수 있었다.
인도는 우리나라의 33배가 되는 영토를 지닌 나라로서 수상이 대통령을 지명한다고 한다.
인도 사회를 움직이는 세력은 폭력을 일삼는 폭력배 중심의 사회지도자들이라는 것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더욱 분명하게 부각될 것이다.
사회지도자 계층은 주로 군인, 경찰 브라만 계급의 간부들이 중심이 되어 있단다. 경찰은 치안을 담당하지만 총기 사용은 할 수 없고, 단지 군인만 총은 휴대할 수 있단다. 따라서 그들은 군인 통치 사회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야기 도중 차가 멈추자 기다렸다는 듯이 차창 밖에서 어린아이들이 우리를 향해 헬로우를 외친다. 차의 경적 소리에 묻혀 들리지도 않지만 계속 손을 흔들면서 돈을 달라고 손짓한다. 차가 서서히 움직이면서 이야기는 계속된다.
또한 공무원의 권력은 대단하다고 한다. 가이드 자신도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돈이 없어서 시험에 합격하고도 2차에서 불합격되었다고 한다. 필기시험에 합격하더라도 돈이 없으면 합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뇌물 줄 돈이 없으면 시험 볼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 이후 한국에서 2년 동안 어학연수를 통해 한국어를 배워 한국인 가이드로 나서게 되었다고 한다. 형도 지금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을 더 배우기 위해서 .....
이어서 가이드는 인도는 공무원 천국이라고도 표현하고 있었다. 오전 8시에 출근하여 오후 5시에 퇴근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그것을 지키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부패 천국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탓하는 국민들이 없다는 데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인도이기 때문이라고 가이드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이 때 갑자기 차가 급정거를 한다. 모두 깜짝 놀라 밖을 바라보지만 운전사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흔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가 가는 길을 방해하고 있는데도 다 지나가도록 기다린다. 천천히 차가 움직이는 걸 보면 소가 다 지나갔나 보다.
델리의 인구는 1200만 명, 사회지도자의 70%가 델리에 거주한단다. 인도의 전체 인구는 15억으로 추산한다고 한다. 정부 발표는 11억이지만 주민등록을 가지지 못한 불가촉 천민의 수가 엄청나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그들은 아이가 생기면 낳을 수밖에 없어서 가족 축구팀이라고 할 만큼 가족 수가 많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노령 인구보다 20세 미만 인구가 50%를 넘는다는 것이다. 물론 수명이 짧은 원인도 있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많다는 것은 국가의 미래가 밝다는 것이다.
인도의 학제를 살펴보면 5살에 입학을 하며, 초등학교 5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 4년으로 되어 있으며, 대학 등록금은 1년 150불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 1970년대 중반 수준으로 볼 수 있었다.
종교는 7개로 힌두교가 82%, 이슬람교가 11%, 그 외가 17%로 분포되어 있단다. 예상 밖으로 불교는 매우 미미했다.
인도의 중산층 생활비는 대체로 500~600불 정도로 대체로 물가가 싼 편이다.
인도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대략 12,00명 정도로 추산되며, 델리에는 5,00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주로 기업인, 유학생들이 중심을 이룬다고 한다.
현재의 수도는 뉴델리로 1911년 영국 식민지 당시 파리의 지형과 비슷한 지형과 안개가 자주 끼는 곳을 찾다가 가자 비슷한 곳으로 지목되어 옮기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다.
1시간 정도 지나자 연꽃 사원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9시 30분에 입장이 시작된다고 하여 건너편에 있는 힌두 사원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해도 신호등이 없으니 건너기가 겁이 난다. 손을 들어도 막무가내로 차로 밀어 붙이니 이런 난감할 때가 없다. 한참을 지나니 잠깐 차들이 줄어든다. 얼른 길을 건넌다. 길을 건너고 나니 한숨이 절로 난다.
길을 건너서 연꽃 사원을 바라보니 참 멋있다. 사진 한 장 찰칵하고 힌두 사원으로 향했다.
<사원 들어가는 입구의 모습이다. 이런 점포가 사원 앞까지 늘어서 있다.>
들어가는 길은 지저분하기 이를 데 없다.
가는 길목에 노란 상자 같은 집이 보인다. 무엇인가 물어 보니 국제 전화 거는 곳이라고 한다. 호텔에서 거는 것보다 싸다고 한다.
그런 좁은 골목을 지나 5분쯤 가니 힌두 사원이 보인다.
<사원의 내부 모습이다.>
신은 벗고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신을 벗고 사원에 드니 좁은 공간에 사람들로 빼곡하다. 아침부터 장사진이다. 이렇도록 광신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생각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던 나도 생각할 수밖에 없게 한다. 속으로 어제 배운 ‘인도이니까 ...’를 되새기면서 ....
<동료들이 관광을 즐기고 있다. 공간은 매우 협소했다.>
그 안에서도 빨간색 실을 팔에 걸어 준다고 꼬신다. 나는 못 본 체 지나쳤다. 그런 한 친구가 그것을 받아 걸고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걱정을 한다. 할 수 없이 1불을 준다. 아이구 아까워라 하면서 ......
그런 모습을 보니 또한 재미있기도 하다.
다시 힌두 사원을 나와 연꽃 사원으로 향한다. 나오는 길목에 없었던 점방들이 하나둘 펼쳐졌다. 별로 살 것도 없으면서 기웃거려 본다.
사람들은 대부분 맨발이다. 비포장인 길을 맨발로 걷는다. 얼마나 아플까?
다시 연못 사원 앞에서는 길을 건너려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경적을 울리며 건너지 못하게 하는 운전자들이 얄미운 생각이 든다. 신호등만 있어도 걱정이 없을 텐데 ... 씁쓸하다.
길을 건너니 9시 40분 이제 연꽃 사원을 방문할 차례다. 아름다운 연꽃 사원을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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