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와 고구마
어느 산골에 남정네를 모르는
여인이 살았다.
한가한 길거리에서 한 남자가
자신의 빳빳해진 방망이를 꺼내놓고
"아이구 ~ 나죽네"라고 소리쳤다.
"어디가 불편하십니까?
"예.
갑짜기 몸이 좀 아파서요."
"그런데 뻣뻣하고
붉은 것은 무엇인지요."
"예,
이것은 고구마입니다.
자주 냄비에 넣어
삶아야 하는데
거의 십수 년을 한 번도
삶은 적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썽이나 아픈 겁니다."
" 저런~ 불쌍도 하셔라.
내가 냄비가 있으면
꺼내놓으련만
그럴 수도 없고 어쩌면 좋소?"
"지금 부인은
누구보다
귀한 냄비를 갖고 계십니다.
도와 주실 요량이라면
여기 좀 누워 주시겠어요?
지금부터
제가 부인의 냄비를 열어 볼게요."
"좋아요."
그러자 남자는 재빨리
여인의 옷을 벗기고 동굴을 가르켰다.
"여기를 보세요.
이것이 여자에게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냄비랍니다."
"그러면 당신의 고구마를
이 안에 넣어서 삶는 것이겠군요."
그리고는 남녀가 한 몸이 되어
고구마를 물러 터지도록 삶는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
남자가 고구마를 꺼내려고 하자,
여인이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말했다.
"아니 되옵니다.
고구마가 익으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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