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엔 다 노무현 탓이더니 지금은 모두가 MB 탓
무분별한 '표현의 자유'속에 진화하는 저주와 악담 [한국일보] 임철순 주필 2008년 초부터 인터넷에 <2mb복음>이라는 글이 퍼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이메가 또는 공구리우스라고 부르며 성경 구절을 패러디해 조롱ㆍ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주여, 백성들이 저희를 가리켜 고소영집단이라고 조롱하더이다.'하매 이메가 박장대소하시며 가로되, '저들이 미쳤도다. 김흥구기나 이더콰라면 몰라도, 너희들이 어찌 고소영이 될 수 있겠느냐. 그냥 두어라. 아기쥐(어린 쥐)와 어미쥐(오랜 쥐)도 구별 못하는 저들이 아니더냐.' 하시니 제자들이 모두 뒤집어지더라." 2mb복음은 유인촌 당시 문화부장관을 '딴따리아 인초니우스'라고 부르는 등 사람마다 적절한 별명을 붙여 놀리고 있다. 글을 쓴 사람은 성경에도 해박하고 인문학적 지식이 대단하다는 인상을 준다. 퍼뜨리면서 요새 말로 좀 쫄곤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아니다. 유머나 패러디 차원을 넘어 조롱과 저주, 욕설 악담 일색의 글과 영상이 각종 미디어에 넘치고 흐른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정봉주 전 의원의 수인번호 77이 새겨진 옷을 입은 도겐우라는 조각가가 이명박 동상을 망치로 산산조각 내는 동영상이었다. 소재가 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 사건의 판결 합의내용을 공개해 더 유명해진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는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이라는 패러디물을 올려 논란을 빚었던 사람이다. '나꼼수'가 이 대통령을 '가카'라고 부르며 놀리는 것은 본인은 거북하더라도 남들에게는 재미있는 풍자행위일 수 있다. 그러나 가카새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어린 자녀들까지 악담과 저주에 동참시키고 있으니 딱한 일이다. 지난해 11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반대시위에서는 '영리병원'이라는 4행시를 읊던 초등학생이 "이명박 천벌 받아라"고 외쳤다. 2년 전 전북 정읍에서는 농민단체가 시위를 하면서 초등학생들에게도 곡괭이로 조합장들의 허수아비를 찍게 한 일이 있다. 내용이 다르지만 두 사례의 본질은 똑같다. 노무현 탓, 열차가 연착해도 노무현 탓이었다. 지금은 그 모든 게 다 이명박 탓이다. 인터넷에는 "우리 유행어 하나 터뜨려 봅시다."라면서 "이게 다 이명박 때문이다"라는 말을 아무때나 쓰도록 선동하는 내용까지 있다. 악담과 저주로 지면을 메웠다. 한 신문의 만평은 후보 때의 노무현을 평범하게 그리더니 당선된 이후 조폭이나 양아치처럼 숯검댕이 일자 눈썹에 코는 옆으로 퍼지고 턱을 뾰족하게 그려 아주 사나운 인상을 만들어 적대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금은 만화가들이 이 대통령을 무슨 마귀처럼 그린다. 캐리커처야 그럴 수 있다. 그야말로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일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언어의 내용이다. 살아야 하나. 모든 일에 만능방패처럼 들이대는 '표현의 자유'에는 그 자유를 스스로 해치고 훼손하지 않을 정도의 품위와 분별이 있어야 한다. 행동이 어느덧 그 독재자를 닮아간다는 사실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저도 모르게 욕하면서 배우고, 싸우면서 배우는 것이다. 개인도 이런 점을 깊이 걱정하고 고민했는데, 사회 전체가 무디다면 발전이 없다. 이런 것은 사회 전체의 품격에 관한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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