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팔 여행기(1)
계획한지 3년 여 만에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학교에 있는 친구들은 지장이 없었으나 나를 비롯한 일반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과 일정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아서 오래 걸린 여정이다.
가고 싶었던 여행이기에 무리를 해서 회사의 허락을 받아 떠나게 되었다.
1월 23일 화요일 아침부터 그 동안 챙겨놓았던 짐을 확인하고 9시 집을 떠나 긴 여정의 출발을 한다.
인천공항 가는 길이 더욱 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주 떠나는 여행이면서도 출발할 때면 항상 설렌다.
10시까지 집합인데 일찍 서둘러서 그런지 맨 먼저 도착한 모양이다. 10시가 되니 거의 다 모였다. 16명. 여성 인솔자 포함하여 17명. 이들과 함께 11일의 긴 여정을 함께 할 것이다.
모두 모인 자리에서 각자 준비한 식품 및 음료 점검하니 소주 한 박스(여행사 준비)에 각자 1.8리터짜리 1병과 휴대용 소주 각자 취향에 따라 준비한 것을 보니 술 걱정은 없을 것 같다. 인도 술은 향이 짙어서 마시기가 힘들다고 하여서 미리 준비한 것이다. 그 외로 고추장(생고추장, 볶음 고추장), 깻잎, 김치, 무말랭이 무침, 김, 라면(현지 사정에 따라 식당을 빌려 여행객들 스스로 장만해 먹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쌈장, 쇠고기 통조림 종류, 기타 간식거리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한 것 같다.
준비물 확인이 끝난 후 티켓은 여행사에서 준비를 하여 가방들만 화물로 보내고 출국 심사를 받은 후 면세점으로 들어갔다.
6개월 만에 들어오는 면세점인데도 생소하기만하다. 살 것이라곤 담배밖에 없는데...... 한 시간 여를 둘러 본 후 일찌감치 출국장으로 향했다. 9번 게이트. 기다린 지 30분 후 기내에 오른다. 각자 자리를 잡고 앉은 모습이 기대에 부풀어 있는 듯하다.
12시 30분 드디어 아시아나 비행기가 정확하게 이륙한다. 이제 여행의 시작이다.
<아시아나 항공기 내부. 매우 아늑한 분위기다>
자리는 중간의 끝자리여서 편할 것 같다. 의자를 뒤로 마음대로 젖힐 수 있을 것 같다. 그것도 창가이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인 것 같다.
이륙한 10여 분 지나니 어느새 구름 위로 올라와 있다. 기내에서 제공하는 음료수를 마시고 인도와 네팔 입국에 필요한 서류부터 준비한다. 그래야만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류 준비를 마치니 기내식이 나온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맛이 있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제공되는 차가운 맥주를 곁들여서.....
식사 후 창밖을 보니 보이는 것은 구름 또는 바다만 보인다. 이제부터 모두 잠을 청해 본다. 잠이 깨어 보니 꽤 시간이 남았다. 시차는 3시간 30분. 각자 시간을 맞추었다.
창을 여니 어느덧 해가 구름 위로 솟아오른다. 비행기에서 맞은 일출 그것도 장관이다. 모든 것이 황금빛으로 물들어버렸다. 아니 물들이고 있었다. 너무 자고 일어난 다음의 선물치고는 정말 굿이다.
<비행기 안에서 바라본 일출의 장관. 정말 황홀했다. 여행 중 처음 보는 광경아다>
일출을 바라보다가 좌석을 둘러보니 인도인보다는 대부분 한국인들이다. 예상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인도를 찾는 모양이다. 인솔자에게 물으니 배낭여행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배낭여행은 인도에서 시작하여 인도로 끝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만큼 위험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6시 10분 드디어 인도의 인디라 간디 공항에 도착한다. 화물을 찾는 곳은 3A. 물건을 찾아 입국을 하는 데는 생각했던 것보다 수월했다. 그 시간이 한 시간 정도.
공항을 빠져나와 환전을 하려고 환전소를 찾아 10여 불만 바꾸려 했으나 200불 이하는 안 된다고 하여 우리 팀 모두 환전을 포기했다. 혹시나 해서 바꾸려 한 것인데......
그런데 생각보다 공항이 어둡다. 그리고 누추한 느낌이 든다. 또한 여행객들에 대한 반응도 별로다. 이제 진짜 고생하게 되나 보다. 현지 가이드를 기다리는 동안 담배를 피우기 위해 공항 밖으로 나갔다. 그 맛이 얼마나 꿀맛인지.... 담배를 피운 후 공항으로 다시 들어오려 하니 공항 직원인 듯한 인도인이 뭐라고 한다. 힌두어로 말하니 무슨 소리인지는 몰라도 돈을 내라는 듯했다. 손짓 발짓하며 우리 팀 있는 곳을 가리키니 들어가라고 한다. 역시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공항으로 말하자면 버스에서 내려 공항 출입구로 들어가는 문 앞에서 돈을 받는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공항세가 따로 있는데 그 입구에서 버젓이 돈을 받고 있는데도 제지하는 사람은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조폭들이란다. 아무데나 자리 잡고 앉아서 돈을 내라고 하면 내야 한다는 것이다. 허참.....
들어가니 '신뚜'라는 현지 가이드가 나와 있었다. 시커멓고 머리는 장발에다 어디를 보아도 ‘아니올시다’이다. 그런데 한국말은 제법 잘한다. 알고 보니 인도인 중 한국인 가이드를 가장 잘하는 3명 중 하나란다. 소개를 받은 후 7시 10분 그를 따라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그런대로 깨끗했다. 그런데 냉방 시설이 희안하다. 냉방 시설의 송풍구 옆에 선풍기가 달려 있다. 그 이유는 냉방 시설로도 안 될 정도의 날씨가 되면 선풍기까지 가동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혹서기를 대비한 것이었다. 최고 섭씨 48도까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란다. 여행하기에 가장 알맞은 때가 1월 20일부터 2월 중순까지라고 한다.
버스에서 가이드가 인도에 대해 설명을 한다.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인도 여행 시 주의할 사항이란다.
첫째, 오후 8시 이후에는 절대로 개인적인 행동은 금지해야 한다. 만약의 경우에는 가이드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둘째, 공항에서 짐꾼들이 달려들 때 조심하라. 들고 튀니까.
셋째, 인도인들이 접근할 때는 무조건 노코멘트 하라. 말 대꾸하면 손을 벌린다.
넷째, 인도인들에게 동정은 금물이다. 만약 한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을 보면 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다섯째, 인도 여행 시 인도를 이해하려 하지 말라. 그러면 골이 아파진다. 모든 것을 인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라. 다른 말로 새겨듣는다면 인도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리라.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이야기는 앞으로 다니게 될 여행지에 대한 소개였다.
호텔로 향하여 가는 도중의 길거리는 온통 난장판이다. 차와 함께 소, 사람, 개, 기타 동물들이 엉켜서 돌아간다. 물론 신호등도 없다. 먼저 머리를 내미는 쪽이 우선이다. 큰 로타리인데도 말이다. 길은 넓은데 포장은 한 차선 정도만 되어 있다. 차마다 눌러대는 경적 소리가 합해지니 정신이 없다. 합법적으로 경적을 울려도 된단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한 차선 넓이만큼만 도로를 포장하였으니 중앙 차선이 없다. 중앙 차선이 없으니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 왜 이렇게 공사하느냐고 물으니 대답이 걸작이다. 위에서부터 차곡차곡 챙긴 다음 내려오는 예산이 총공사비의 20% 정도라고 한다. 그러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다. 그런데도 탓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도로의 양 옆을 살피니 쓰러져가는 황토로 된 집들이 즐비하다. 대부분 불가촉 천민(최하층 계급-몸이 닿아서는 안 되는 사람)들의 생활 터전이란다.
복잡한 거리를 지나 어느 한적한 곳에 있는 사하라 호텔 식당에 내렸다. 휘황찬란하다. 어두워지니 어지럽던 거리도 깨끗하게 보인다.
식당에 들어서니 채플린 흉내를 내며 춤추는 안내원이 눈길을 끈다. 사진 한 컷 찍었다. 포즈를 취해 준다. 그래서 찰칵! 아차! 실수! 돈을 달라고 쫓아다닌다. 모델을 해 주었으니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인 가이드가 한 번 손짓하자 금방 돌아선다. 참내! 그렇게 귀찮게 하더니 그렇게 쉽게 돌아서다니 ......
<채플린 흉내로 안내하는 호텔 안내원>
무대가 있는 식당이다. 무대를 살피니 나무판자를 대충 만들어놓은 듯했다. 무용수들이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린다. 저러다 다치면 어떻게 하나 ... 걱정이 앞선다. 일단 자리를 잡고 인도에 왔으니 현지식을 맛보기로 했다. 난이라고 하는 밀가루 부침개 같은 모양의 음식을 가공한 것이 주류를 이룬다. 일단 맛보기로 먹어 보니 먹을 만하다. 술 한 잔 걸치니 그 맛도 별미인 것 같다. 여자들은 준비해온 고추장, 깻잎 등을 내어놓는다. 안남미(알랑미)에 비비니 그런대로 제법 맛이 난다.
<호텔 무용수들의 춤>
쇼를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현지 시간 9시 10분쯤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내일 아침부터 서둘러야 하니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아서다. 한국 시간으로는 0시 40분이다. 졸려온다.
호텔방에 들어서니 썰렁하다. 그래도 인도에서는 계절이 겨울인데 ... 난방 장치가 되어 있다고 해서 보니 전기 히타였다. 반가운 마음에 작동시켰으나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우리처럼 방한 시설이 없어서 더욱 그런가 보다.
아내가 샤워를 마치고 들어오더니 오늘은 샤워하지 말라고 한다. 시작할 때는 뜨뜻한 물이 나오더니 금방 찬물로 바뀌더란다. 호텔 측에 문의하니 15분에 한 번씩 한정적으로 온수가 나온다고 한다. 그러니까 운이 좋으면 온수로 목욕하고 대부분 냉수로 샤워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가이드 하는 말, 여기는 인도니까 ... 하고는 웃는다. 할 말이 없다. 말 그대로 인도이니까.
아내와 둘이 마주앉아 가져온 소주를 꺼내 마신다. 김과 쇠고기 통조림을 안주로 하여 ... 이 밤을 온전히 보내기 위해서 ... 옷은 두둑하게 껴입고 잠자리에 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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