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뒷좌석 타도 안전띠
그러나 필자는 기어코 안전띠를 찾아 꺼내서 맨다. 고속도로 아닌 일반 시내 도로에서는 안전띠를 안 매도 아무 문제 없다고 하는데, 필자가 안전띠를 꼭 매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통사고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여럿 다루면서 뒷좌석에서 안전띠 안 맸다가 손해보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전석과 조수석에서는 언제나 안전띠를 매야 하고,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뒷좌석 승객도 안전띠를 매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앞좌석에서 안전띠를 안 맸을 때는 본인 과실이 10%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역시 뒷좌석도 마찬가지로 안전띠를 안 매면 과실이 생긴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듯하다.
뒷좌석 승객이 안전띠를 안 맸을 땐 일반 시내도로에서의 사고일 때도 피해자의 과실을 5~10%로 인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안전띠를 맸더라면 덜 다쳤을 텐데, 안전띠를 매지 않아 몸이 이리저리 튕겨 더 많이 다쳤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만일 뒷좌석 승객이 앞으로 튕겨져 앞 유리를 깨고 밖으로 튕겨나갔다면 피해자 과실은 15%까지 볼 수도 있다. 피해자가 받아야 할 손해배상이 1억원이었다면, 과실이 15%나 생겼기 때문에 1500만원은 못 받고 나머지 8500만원만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반 시내도로에서 뒷좌석에서도 안전띠 매는 사람은 100명 중 한 명꼴이다. 필자와 같이 교통사고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해 본 변호사이거나, 혹은 그런 재판을 맡아 진행해 본 경험이 있는 판사들은 뒷좌석에서도 꼭 안전띠를 맨다. 물론 반드시 보험금을 더 타내기 위해 안전띠를 매라고 권하는 건 아니다. 교통사고가 나면, 뒷좌석도 앞좌석 못지않게 크게 다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안전띠를 매는 습관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
(한문철변호사 www.susu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