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란…] 생각은 깊게 문장은 짧게
“초고는 가슴으로 쓰고, 재고는 머리로 쓴다”
“작가들은 글 쓰는 법을 알지만 글맛을 낼 줄 모른다”
“문법은 글의 자유를 빼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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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글쓰기를 강의하다 보면 역시 논술 공부를 한 학생이 글쓰기도 더 잘 한다. 논술을 학습하는 과정에서부터 남의 생각을 단순히 전달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대학에 가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의 주장이 살아 있는, 자기 글을 쓰는 학습은 논술 공부의 기초다. 또 그런 학습이야말로 논술을 입시 공부에만 그치지 않고 대학까지 연장시키는 방법이다. 논술은 자신을 위해 자기 글을 쓰는 시험임을 결코 잊지 말자.
■구체적이고 생생한 글
숀 코너리가 주연한 영화 ‘파인딩 포레스트’를 보면 글쓰기와 관련된 금언이 많이 나온다. 예컨대 “초고는 가슴으로 쓰고, 재고는 머리로 쓴다”, “작가들은 글 쓰는 법을 알지만 글맛을 낼 줄 모른다”, “문법은 글의 자유를 빼앗는다” 등이 그것이다. 영화에 나온 여러 말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자신을 위해 쓰는 글이 남을 위해 쓰는 글보다 항상 더 낫다”란 표현이다. 글이란 남이 강요한다고 쓰는 것도 아니며, 남의 생각을 나의 것처럼 만들어 쓰는 것도 아니다.
■이해력·구성력·문장력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자기만의 글을 쓰라’는 것은 정말 어려운 말이 될지 모르겠다.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생각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이해력·문장력·구성력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기초적인 능력이 구비되어야 아마 포레스트가 말하듯 ‘자기만의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능력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어릴 적부터 책읽기와 글쓰기를 많이 하여 준비가 되어 있는 학생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기만의 글쓰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기 글을 쓰기 위한 준비
논술에서 ‘자기만의 글’을 쓰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선 남의 생각을 찾아내는 훈련부터 하자. 토막글을 읽더라도 중요한 글을 읽고, 또 그 글을 쓴 저자의 생각을 잡아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상대방의 생각을 알지 못하고서 내 생각을 말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그 생각을 이해하는 일은 내 생각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다음으로 내 생각을 모아 이를 구성하는 연습을 해 보자. 글쓰기는 일종의 구성적 창작물이다.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독자가 이를 쉽고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을지 매번 고민해야 한다. 글의 표현 방식은 분명하고 뚜렷한 것이 좋다. 내 생각을 나만 알 수 있는 표현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은 글쓰기가 의사소통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고 있는 것과 같다. 생각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문장이 짧고 명료해야 한다. 생각을 깊게 하되, 문장을 명확히 쓰는 것은 글쓰기의 기본이다.
■글은 흐름을 탄다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일은 역시 글의 흐름을 타는 일이다. 영화에서 은둔 작가 포레스트는 처음이자 마지막 제자인 자말에게 자신의 글 한 편을 내민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타이핑하다가 “너만의 어휘가 떠오를 때 네 글을 시작하라”고 말한다. 포레스트는 글이 어떻게 생명력을 얻게 되는지를 자말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이다.
글은 글쓴이의 생각이 모아져서 서두부터 결말까지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향해 흘러가게 된다. 그것은 서두의 도입 단계로부터 예비 단계, 주장 단계, 마무리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생각이 중심에 있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변화의 물결을 타면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이 물이 흐르듯 이어져 목적지를 향하는지 검토해 보자. 두서없이 우왕좌왕하지 않는지, 한 말을 반복하지 않는지, 도입과 주장과 결말이 느껴지는지 매번 쓰면서 쓴 글을 읽고 또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