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서울에도 매화가 만개하였습니다.
남도 섬진강에 비하면 한 달 정도가 늦습니다.
늦게 피었지만 아름다움은 어디에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매화는 나뭇가지가 청색을 띠는 청매화와 홍매화 그리고 일반매화가 있더군요.



살구
매화와 살구는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열매도 꽃도 매우 흡사합니다.
나무의 키는 살구가 조금 더 큽니다.
그러나 매화꽃과 살구꽃을 구별하는 결정적인 방법이 있답니다.
만개한 꽃받침이 뒤로 자빠지면 살구나무이고 꼿꼿하게 버티고 있으면 매화나무입니다.
매화의 종류에는 관계가 없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민들레도 구별할 수 있습니다.
꽃받침이 뒤로 자빠지면 서양민들레고 꼿꼿하게 있으면 토종 민들레입니다.
매화는 예로부터 절개와 지조의 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난국죽(梅蘭菊竹)은 사군자라 하여 선비들이 그림을 그리거나 아름다움을 즐기는 소재로 삼았는데,
그중에서도 매화를 으뜸으로 삼았다 합니다.
예쁜꽃은 뒷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여주듯이 살구꽃은 꽃받침이 뒤로 자빠졌습니다.
뒤로 넘어진게 지조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선비들이 매화를 사군자의 하나로 선택한 근거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서울의 꽃은 모두 안타깝습니다.
더 오래 머물러도 될 꽃이 시들어 가는 곳이기에 아쉽고,
이미 시들어야 할 꽃이 시들지 않고 버티고 있기에 가련합니다.
끌어당기고 밀어붙이고 꿰매고 덧발라 플라스틱 같은 인공미를 지녔기에
저 꽃에도 향기가 날까 의심되는 꽃이 길거리에 늘어서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조화와 생화가 구별되지 않습니다.
너무나 정교하게 만들어지는 조화는 손으로 느껴봐도 쉽사리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자라는 꽃은 생화조차 향기가 잘 느껴지지 않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