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봄의 왈츠`무대 완도군 청산도
봄의 왈츠'무대 완도군 청산도
초록빛 운치와 황톳빛 현실 나란히…
'서편제'의 황톳길을 지나면 '봄의 왈츠'의 유럽풍 하얀 집이 나온다…. 전남 완도군 청산면-청산도. 영화 '서편제'와 TV드라마 '봄의 왈츠'에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완도군청의 홍보 담당 공무원들은 그런저런 사정을 이 한마디로 보여준다. "'봄의 왈츠'에서 주인공들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아름다운 섬이 청산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찌나 전화가 많이 오는지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에요." 위크앤조이팀은 이 섬에 가서 드라마와 현실을 대조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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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잔뜩 찌푸린 날 완도항여객선고속터미널에서 고속훼리를 타고 섬으로 향한다. 배 뒤편으로 하얀 거품이 인다. 하늘을 닮았는지 바다도 빛깔이 한층 엷어졌다. 마침내 청산도의 관문,도청항에 내린다.
선착장에서부터 차를 몰고 5분 정도 오르막길을 오른다. 드라마에 나오는 삼거리 길이 있는 당리마을이다.
그러나 바다와 노란 유채꽃밭,푸른 보리밭 따위가 멋드러지게 어우러진 풍광은 아직 없다. 유채꽃은 피지도 않았고,보리도 잔디로 착각할 만큼 키가 무척 낮다. 너무 서둘러 온 건가?
전남 광주에서 온 선용길(45)씨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유채꽃 보러 왔는데 4월 중순쯤 돼야 볼 수 있다네요. 그래도 바다는 예상대로 멋지네요."
영화 서편제에서 주인공들이 '진도 아리랑'을 부르며 걷던 황톳길도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 '황토색 포장로'로 탈바꿈한 것이다.
길 위를 서성이며 아쉬워하고 있는데 어르신 두 명이 경운기 두 대를 몰고 지나간다. 그렇지. 이 황톳길이 어쩌다 한번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운치 있는 길이겠지만,주민들에게는 비만 오면 질척거리는 성가신 농로에 불과했을 테지.
아닌게 아니라 청산면은 주민들의 생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도로를 포장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그런데 경운기를 따라 눈을 옮겨보니 저 멀리 언덕 너머로 '그림 같은 집'이 보인다. 성인이 된 '봄의 왈츠'의 주인공들이 청산도에 들어왔을 때 지내기로 한 집이다. 3월 말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지금도 하양 노랑 벽과 불그스름한 벽돌들이 멋있어 보인다. 나무계단을 밟고 2층으로 올라가 침실에 들어서니 청산도의 바다와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당리에서 도락리 마을의 논밭을 내려다 보니 논밭은 특별한 구획도 없이 아무렇게나 곡선을 그리고 있다. 청산도의 주 재배 작물인 마늘을 키우는 밭은 초록 빛깔로,겨우내 묵혀 둔 땅은 누런 빛깔로,봄 농사를 위해 새로 갈아놓은 땅은 거무스름한 빛깔로 공존하고 있다.
경사진 곳에는 구들장 논이 자리잡고 있다. 방구들을 놓듯 일일이 돌을 깔고 흙을 부어 만든 논이다. 돌이 많아 물빠짐이 심해서 그렇게 한다고 한다. 풀무덤(초분)도 눈에 들어온다. 풀무덤은 한동안 관을 땅위에 올려 놓고 이엉 등으로 덮어둔 것을 말한다. 청산도 주민들은 그렇게 해서 2~3년이 지난 뒤 뼈를 고르고 길일을 택해 다시 장례를 치른다. 서편제 촬영지인 청산도는 사계절 언제 찾아와도 반갑게 맞이 해준다는 , 문화관광해설가 임미화씨는 자신있게 자랑한다.
읍으로 향하는 동안 논둑을 걸어서 드라마에 나왔던 수령 300년 된 커다란 팽나무와 나무 의자,돌무지 등을 둘러보고 나오는데,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여고생이 보인다. 완도의 한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장미정(17)양. 선생님이 가정방문 오실 거라면서 수줍은 표정으로 우산을 받쳐들고 있는 품이 드라마의 어떤 장면만큼이나 아름답다.
그때 임미화씨의 해설이 귓전에 들려온다.
"청산도는 뭐 대단한 문화유산이랄 것도 없고,보시다시피 메마른 땅에서 나온 돌로 쌓아 올린 돌담만 가득한 곳이지요. 하지만 연륙교를 놓을 처지도 못 되는 '영원한 섬',그러니까 영원한 섬이란 사실 그 자체가 현대인들에게는 느낄 거리,볼 거리 아니겠어요?"
다만,이왕 집을 나선 김에 유채의 노랑과 보리의 파랑을 만끽하고 싶다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4월 중순 이후를 택하시길. 이자영기자 2young@busanilbo.com 사진=이재찬기자 chan@busanilbo.com
[완도군 청산도] 여행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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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전남 완도까지는 자동차로 5시간 안팎. 청산도까지 들어가려면 완도항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야 한다. 오전 8시,11시20분,오후 2시30분,오후 6시에 출발하며 45분 정도가 걸린다. 나오는 배는 오전 6시30분,9시50분,오후 1시,4시40분에 출항한다.
배 편은 기상상태 등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고,횟수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출발 전에 청산농협(061-552-9388)에 문의해 보는 게 좋다.
요금은 편도 5천800원(터미널 이용료 포함). 섬으로 승용차를 가지고 들어갈 경우에는 왕복 4만2천원. 섬 내에서는 지프형 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다.
완도의 별미는 각종 전복 요리와 깔끔하고 푸짐한 해물 한정식. 전복 요리는 대도한정식(061-553-5029),해물 한정식은 광주식당(061-553-0441)이 유명하다.
청산도 내의 음식점들은 대부분 횟집이다. 청산도 횟집(061-552-8600)에서 회를 즐기거나 함평식당(061-554-0773)에서 장어구이를 먹을 수 있다.
청산도는 낚시하기에 좋은 섬이다. 돔과 능성어,우럭 등 고급 어종도 풍부하다. 신흥해수욕장의 갯바위 등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완도와 제주도 사이에 자리잡은 여서도는 스킨스쿠버 장소로 유명하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서 펜션은 없다. 갯돌민박(061-552-9030),앞개민박(061-552-8703) 등 민박이나 모텔에서 숙박할 수 있다. 여서도에는 우리민박(061-554-8251)이 있다. 피서철에는 해수욕장에서 야영을 해도 된다 - 부산.06.3/23 -
[출처] '봄의 왈츠'무대 완도군 청산도|작성자 chunbje
민간외교관 김은식